동행칼럼

기업의 생존전략, 프로슈머마케팅

제목 :
기업의 생존전략, 프로슈머마케팅
등록일시 :
2019-05-14
작성자 :
김태수
조회수 :
845
 
[ 기업의 생존전략, 프로슈머마케팅 ]

2007년부터 몰아닥친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는 새로운 경제질서로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기업주도의 메가트렌드에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의한 마이크로트렌드로의 지각변동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운명은 거대한 쓰나미를 만나게 될 것이다.

즉 대기업 주도의 기존 메가트렌드형에서 프로소비자((Prosumer)들의 활동에 의한 마이크로트렌드형 경제에 대비하지 못하면 기업의 존립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제 프로슈머에 의한 프로슈밍의 개념도 발전해 가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한 후 제품 개발에 적용시키는 형식이었다면 현재는 소비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제작과 유통에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프로슈머와 관련된 마케팅은 현재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 초기적인 예로 농심, 오리온, 풀무원, 청정원, 파리바게트 등의 식품 관련 업체들은 꾸준히 소비자 모니터 요원을 모집하고 있다.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모집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가지려 하고 있다.

모니터 요원들은 제품평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시, 네이밍(제품이름 만들기), 모니터링 등 제품의 개발 및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하고 있다.

메가트렌드의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GM(General Motors Corporation)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며 GM코리아는 사브자동차 오너들의 모임인 ‘클럽사브’를 만들어 행사에 경비를 지원하는 등 소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호회를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차에 대한 요구 등을 파악한다.

삼성전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옥외광고 등을 줄이고 소비자를 마케팅에 참여시키는 ‘파워 블로거 마케팅’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업계에도 ‘파렌하이트’라는 프로슈머 아파트가 탄생했다.

대전 도안신도시에 분양된 파렌하이트는 설계 단계에서 최종 시공까지 여성 디자이너와 소비자인 주부를 전폭적으로 참여시킨 아파트이다.

2,500명의 주부가 최초 설계 단계에서부터 모델하우스 완공까지 2년간 200회 넘게 모여 함께 아파트를 개발한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주방에서 공과금 계산 같은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간이용 책상은 자체 품평회에서 70%가 넘는 주부들이 만족한 공간이다.

파렌하이트의 사례는 프로슈머 마케팅의 진전된 형태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머지않아 소비자들에 의해 공급계획에서 분양에 이르기까지 원스톱형태의 프로슈머마케팅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렇게 기업들은 기존의 메가트렌드 방식의 사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유통의 마이크로트렌드인 프로슈머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프로슈머마케팅의 사례를 두고 엘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에서 만화 <딜버트 Dilbert>에 소개된 한 기업 간부의 “조금만 있으면 소비자들이 제조에서 배송까지 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겠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얼마 전 정용진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마트 중국 유통사업 진출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생산과 물류, 판촉 등 모든 프로세스에 소비자와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경영 전략이다.”라고 말한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세계경제위기가 한창 진행 중인 2009년 초 '제3의 물결'을 예견하고 '부의 미래'를 조명했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불황을 넘어서, Beyond Depression>를 출간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1929년에 경제 대공황 이후 다양한 불황 극복사례를 분석하면서 현재의 경제 불황을 예견했으며 그 해법 또한 제시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불황이 기존의 방식으로는 타개할 수 없음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새로운 불황 타개책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상황에 대한 해법을 과거의 경제위기를 극복한 과정에서 구하려고 하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일침을 가한다.

오늘날의 경제는 과거와 다르게 사회, 문화, 정치 등 다양한 요인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전의 치료방식으로는 결코 경제위기를 치유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이런 전제 아래 새로운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메가트렌드에 의한 도박판이 된 세계경제를 분석하고,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와 이로 인한 공포심,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경제관념들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그런 다음 마이크로트렌드의 관점에서 슈퍼 인플레이션, 일반적인 불황, 경제위기에 관한 시나리오를 각각 내 놓는다.

그리고 이 위기의 본질을 파헤치고 통합적인 해법을 이끌어낸다.

경제주체의 통제력 찾기, 새로운 경제안정장치 마련하기, 새로운 고용정책과 정책결정방식 수립하기 등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그 해법의 중심에 정부의 재정지출에 의존하는 공공정책에 의한 불황타개책은 국가재정을 더욱 악화시켜 국가경쟁력을 잃게 되어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오히려 경제주체로서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고용창출 정책이 국가 재정을 늘리는 동시에 국민소득을 높이는 길이다.

즉 프로슈머에 의한 프로슈밍 경제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특히 이 책의 서문에서 “지금까지 <미래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부의 미래>를 통해서 말한 그 ‘미래’가 바로 ‘지금’이다.”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시점이 미래를 열고 들어가는 문 앞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과거는 닫히는 것이고 미래는 열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토록 소망했던 미래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에 와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이야 말로 거대한 메가트렌드의 후퇴와 더불어 프로슈머에 의한 프로슈밍이 경제의 주체로 급부상하는 마이크로트렌드의 시대가 열리는 현장에 서있는 감격의 순간이란 말이다.

법학박사 김 태 수
『한국사회최고의 기회』『마이크로트랜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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